R&E 연구노트 ⑳ 엣지에서, 그리고 결과와 결론
연구노트 시리즈. 2026년 경기도과학전람회 출품작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글이다.
왜 브라우저에서 처리하나
얼굴 인식을 서버가 아니라 클라이언트(브라우저)에서 하는 엣지 컴퓨팅 방식을 택했다. 클라우드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 항목 | 엣지 | 클라우드 |
|---|---|---|
| 처리 위치 | 데이터 발생 지점 인근 | 중앙 데이터센터 |
| 지연 | 1~10ms | 50~수백ms |
| 프라이버시 | 외부 전송 최소화 | 외부 서버 저장·처리 |
이 작업에 엣지가 맞는 이유는 셋이다. 실시간 응답이 필수이고, 카메라 영상은 민감정보이며, 시스템이 밖으로 내보내는 최종 결과는 추정 연령값 하나뿐이라 원본 영상을 전송할 이유가 없다.
개인정보를 법으로 따져보기
얼굴에서 뽑은 특징정보는 가볍게 다룰 게 아니다.
- 한국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8조는 신체적·생리적 특징으로 특정 개인을 알아보려는 정보를 민감정보로 본다. 얼굴 임베딩 벡터가 여기 해당한다.
- EU GDPR 제9조도 식별 목적의 생체정보를 특수 카테고리로 분류해 원칙적으로 처리를 금지한다.
다만 이 시스템은 연령 추정을 위한 일시적 특징 추출만 하고, 임베딩 벡터를 저장하지 않으며, 영상 프레임도 메모리에서 즉시 폐기한다. 이는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아니라 연령대로 분류(카테고리화)하는 것에 가깝다. EDPB의 Guidelines 05/2022도 템플릿 생성·비교 같은 식별 처리가 있을 때만 생체정보로 본다고 명시한다. 그래도 실제 배치 시에는 얼굴 인식 사용 사실을 안내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엣지 구조를 통한 데이터 최소화는 두 법제 모두에서 권장하는 원칙이다.
라즈베리파이에서 미니 PC로
하드웨어는 처음에 라즈베리파이 5로 시작했다. 쿼드코어 ARM Cortex-A76에 8GB RAM, 크로미움의 WebGL 하드웨어 가속으로 face-api.js의 TensorFlow.js 백엔드가 GPU를 쓰게 해 속도를 끌어올리려 했다. 사양상으로는 충분해 보였다.
그런데 대형 터치 모니터와 연동하자 문제가 드러났다. 고해상도 화면을 안정적으로 구동하기에 그래픽 출력 성능이 모자랐고, 프레임 저하와 출력 불안정이 반복됐다. 결국 연산 장치를 저전력 미니 PC로 교체했다. x86 기반이라 드라이버 호환성이 좋고 대형 디스플레이 출력에 적합했다. 소프트웨어 스택(크로미움, face-api.js, WebSocket)은 그대로 둔 채 화면 출력 안정성을 확보했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실제 환경 조건을 검증해 최적 구성을 찾은 과정이었다.
결과
자체 구축한 300장 벤치마크로 평가했다.
- 연령대 분류 정확도 평균 78.0%, 평균 절대 오차(MAE) 2.8세, 처리 1~2초 이내.
- 연령대별로는 어린이 82.3%, 성인 80.7%, 노인 76.9%, 청소년 71.4%. 청소년이 낮은 건 20대 초반과 외형 차이가 작아 경계에서 오분류가 잦기 때문인데, 두 연령대 모두 표준 UI를 쓰므로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
- 음성 명령은 단순 명령 97.9%, 복합 옵션이 포함된 명령 87.3%의 처리 성공률을 보였다. "아무 음식이나 담아줘" 같은 모호한 명령도 LLM이 문맥을 파악해 처리했다.
한계와 결론
한계도 분명하다. face-api.js의 사전학습 모델이 서구 셀러브리티 중심 데이터로 학습돼 한국인 추정 오차가 클 수 있고, 측면 얼굴이나 강한 역광에서는 검출 자체가 실패하기도 했다. VAD를 최적화해도 배경음이 음성 명령으로 오인식되는 경우가 있었고, 소음이 큰 환경에서 정확도가 떨어졌다. 단일 사용자를 가정한 구조라 여러 명이 동시에 설 때의 정책이 없고, 연령·성별만 반영해 표정이나 제스처는 다루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다섯 가지를 보였다. 엣지에서 실시간으로 얼굴을 검출·연령 추정하는 모듈, Whisper와 n8n·LLM을 엮은 자연어 주문 처리, WCAG와 KS X 9211을 반영한 연령대별 적응형 UI, 78%(MAE 2.8세)의 정량 검증, 그리고 미니 PC 기반의 실제 키오스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입을 넘어 실제 배치 가능한 통합 솔루션에 한 걸음 다가간 셈이다.
화재 대피 경로 탐색에서 시작한 2년의 R&E가,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적응형 키오스크라는 한 곳으로 모였다. 관통하는 질문은 처음과 같다. 기술을 어떻게 사람에게 맞출 것인가.